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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력소총 K-1 K-2 의 재생과정을.ARABOJA






국군 장병들이 날이면 날마다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며 애인보다 소중히 다루는 이들 소총이지만, 오랜 세월 많은 장병들의 손을 거치다 보니 정비대대에서도 고치기 힘든 ‘중병’에 걸리기도 한다. 이러한 소총들을 환골탈태시켜 주는 총들의 병원이 있으니 바로 육군종합정비창 총포장비정비단이다.

“야전에서는 소총의 고장 난 부분만 찾아서 고치지만, 정비단의 목표는 낡은 소총을 신품 수준으로 바꿔놓는 것입니다.” 정비단에서 소총 정비를 총괄하고 있는 소화기직장장 손무학 사무관은 그들의 역할을 이와 같이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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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총기분해

K1-2.jpg2단계 총기세척
정비단을 찾아오는 총기들은 야전부대 정비대대의 부품교환 수준의 수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오기 마련. 대표적인 수리 대상에는 지속적인 사격으로 인해 총열 내부에 탄매가 고착되거나 총구가 확장된 것, 개머리판 연결부의 변형·파손 그리고 착색이 벗겨져 총 몸에서 번쩍거리는 광택이 나는 문제 등이 있다. 손 사무관은 “총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방광·방음인데, 수십 년간 장병들의 등에 부대낀 소총들은 색이 다 벗겨지기 마련”이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정비단뿐”이라 말했다. 

야전부대에서 수리를 요청한 총기들은 정비단에서 무조건 완전분해한 후 기능검사를 한다. 최초 초도분해 라인에서는 5명의 작업 인원이 1~2분에 한 정 꼴로 한 정의 소총을 130여 개의 부품으로 바꿔놓는다. 

K1-3.jpg3단계 샌딩K1-4.jpg4단계 착색
이렇게 하루에 분해하는 소총의 양이 120~150정. 부품들은 분해와 동시에 상태 검사를 받고 사용 가능 품목과 불가능 품목을 분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도저히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 부품은 모아뒀다가 연 1회 외부업체를 통해 용해로로 들어가 강철로 재활용된다. 이렇게 용해되는 총기의 분량은 사용 빈도에 따라 다른데, 사격훈련이 잦으며 여러 사람의 손을 탈 수밖에 없는 훈련소에서 보낸 소총은 30% 가량이, 일반 보병부대에서 보낸 소총 중에는 약 10%만이 재활용의 길을 가게 된다고.

상태검사를 통과한 부품들은 초당 1만8000~2만 회의 진동파를 발생시키는 초음파 세척기에서 기본적인 오염과 기름때를 씻어내는 첫 번째 목욕을 실시한다. 총열과 같이 길고 구멍이 있는 부품들을 깨끗이 닦아내려면 초음파 진동밖에 방법이 없다고 한다. 

K1-5.jpg5단계 조립K1-6.jpg6단계 사격시험
사람들이 목욕탕에서 샤워를 한 후 때를 불리기 위해 온탕으로 향하듯 초음파 세척을 마친 소총 부품들도 100℃의 약품에 몸을 담그고 산화피막 등 잔존 착색물을 벗는다. 어두운 회색의 총 몸이 부품 본연의 색인 반짝이는 은색이 돼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30분. 

알루미늄과 강철 등 순수한 재료가 드러나도록 모든 것을 벗겨낸 부품들은 다시 새로운 피막을 입히는 공정에 들어간다. 피막을 입히기에 앞서 부품들은 금강사라는 미세한 모래가루를 이용해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샌딩작업을 거친다. 

해체착색직장장 박치곤 사무관은 이에 대해 “부품 표면이 너무 매끄러우면 착색이 잘 안 되므로, 피막이 골고루 단단히 입혀지도록 0.02㎜ 정도의 무수한 흠집을 내는 것”이라 설명했다. 

K1-7.jpg7단계 기록 및 포장K1-8.jpg8단계 완성


착색작업은 부품의 재질과 용도에 따라 알루미늄 착색과 인산염 착색, 흑연 착색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총 몸과 같은 알루미늄 부품에 이뤄지는 알루미늄 착색은 부품에 전기적으로 산화피막을 입히는 것으로 은색 부품이 무광의 어두운 색을 내게 함으로써 기도비닉을 유지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1㎜ 두께의 피막이 경화하면서 부식방지와 더불어 부품의 강도도 강철 수준으로 높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또 소염기와 총열 등 외부로 노출되고 고열이 발생하는 부품은 햇빛이나 외부의 열에 강한 인산염 착색을, 내부에서 많이 움직이는 부품들은 흑연 착색을 실시한다. 

박 사무관은 “이러한 박리와 착색과정은 총기 재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며 “뜨거운 약품을 사용해 방진·방독 마스크가 반드시 필요한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우리 군의 전투력 유지라는 사명감을 갖고 임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재생된 총기의 각 구성품은 조립공정으로 옮겨져 분해의 역순으로 재조립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새 부품을 결합해 완전한 소총으로 거듭나게 한다. 완성된 소총은 시험사격장에서 탄착군 형성과 발사속도, 연발·점사 등 기능시험을 실시한다. 

여기서 M-16A1의 경우 8발, K-1·K-2 소총의 경우 15발을 사격하는데, K계열 소총을 더 많이 쏴 보는 이유는 M16A1에는 없는 3점사 기능까지 검사하기 위해서다. 탄착군 검사는 기계에 거치된 총기가 91.4m(100야드)에서 12㎝ 안에 모두 명중시키면 합격이다. 시험사격장에서는 하루에 100~120정의 총기를 검사하고 있으며, 하루에 사격하는 발수는 무려 1500~1800발에 이른다고 한다. 

최종 기능시험을 통과한 총기는 또 다시 분해해 시험사격 후 남아 있는 탄매까지 구석구석 깨끗이 제거하고, 녹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름칠을 해 새것과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장병들의 손길을 기다리게 된다. 

매일 수리를 완료하고 출고되는 100~120정의 총기는 총번을 탁본해 총들의 호적등본이라 할 수 있는 장부에 기록하고, 상자에도 탁본을 부착해 포장을 풀지 않고도 총기 수량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간단한 상자 포장을 해 야전부대에 도착한 뒤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또 일부는 전시에 사용토록 15년간 장기보관이 가능한 진공포장을 하기도 한다. 

정익환(중령) 총포장비정비단장은 “이렇게 다시 태어난 총기들은 국방예산 절감효과는 물론 신품 총기와 동일한 수준의 성능 발휘로 우리 군의 전투력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130종이 넘는 총기 부품 하나하나에 스며 있는 것은, 장병들이 새 총을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정비단 요원들의 노력”이라 말했다. 또 정 단장은 “앞으로도 ‘명품정비! 품질보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최선의 노력을 다해 소총을 정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