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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 미스테리 ::

전라도서 벽지에 여교사 대신 남교사를 근무시킬 경우

* 추측,허구에 기반한 소설 일 뿐 으로 특정 인물, 기관, 상점명은 이 글과 전혀 관계가 없고 혹시 우연히 일치하더라도 역시 상관없음을 밝힘.

전라 신안 흑산도에서 여교사 사건이 발생한 뒤로 교육당국은 교원안전상의 문제로 전라도서벽지에는 여교사를 제외하고 남교사만 근무시키기로 결정한다.

'부르르르......르르르.. 끼룩끼룩'

배가 바닷물을 시원하게 가르고 그 주위를 갈매기들이 뭐 하나라도 주워먹으려 날라다닌다.

바다파도가 시퍼런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뱃전을 때리고 가라앉고 이내 다시 때리기를 반복한다.

저 시퍼런 파도는 마치 바다 속으로 사라져간 얼굴 없는 자들의 원혼이 깃 든 것 같다.

(갑판 위)

하얀 와이셔츠 차림의 한 남자가 서서히 보이는 한 섬을 보며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긴다.

흑산도 전경.jpg

'저기가 내 첫 발령지인가... 후... 운도 없지 하필이면 '그곳' 이라니.. 그래도 남자들만 있으니 별 일 없겠지..'

남자는 불안한 느낌이 문뜩 뇌리를 스쳤지만 이내 별 일 아니란 듯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담뱃불을 붙힌다.

" 여보쇼 슨상양반 빨리빨리 피랑께 우덜 목적지가 바로 코앞이여~ 곧 도착이니께 준비하소이잉~~ "

선장이 하선 준비를 다그쳤고 남자는 부랴부랴 얼마 피지도 않은 담배꽁초를 끄고 가방을 챙긴다

배는 이내 부두에 도착했고 선장은 배를 말뚝에 고정시킨 후 말을 건넨다.

" 자아~~ 여가 바로 천사의 섬 '신안' 이랑께~~~ 풍경조오치이? 우덜 새끼덜 자알 좀 가르쳐주쇼~

아! 근데 슨상님 식사는 했능교? 이 근처에 나가 아는 분이 하는 식당이 있는 디 식사 한 끼 하셔야지잉~ "

" 아 괜찮습니다. 우선 짐부터 풀고 학교 둘러보고 먹으려고요"

" 아따 이럼 거시기하제~ 그래도 뭐 틀린 말은 아니니 싸게 싸게 짐 풀고 이따 저녁에 모이는 게 어떤교?

뭍에서 또 배우신 분 오셨다고 이 집 저 집 에서 난리도 아니랑께~ 동네 사람덜이 서울슨상 구경해보고 싶다고 환영회를 준비해부렸당께~"

" 아 하하 ... 환영회 씩이나.. 좀 부담스러운 데...호의는 감사하지만 오늘은 조금 쉬고싶어서요... "

그 순간 선장의 얼굴 꾸겨지며 죽일 듯이 눈을 부라린다 하지만 입 꼬리만은 쌜쭉대 듯 올라가 있어 그의 표정은 더욱 무서웠다.

선장.jpg

" 시방... 이게 뭔 소리당까? 아아... 서울서 귀허게 자라서 우덜 같은 촌넘들이랑 섞이는 게 거시기하다는 거 아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남교사는 선장의 제안을 허락하기로 한다.

"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괜히 저 때문에 주민분들 피곤하실거 같아서 그랬었요. 오해입니다 ㅎㅎ 그럼 저녁에 나가면 되지요? "

" 껄껄껄 그럼 그러챠 울 슨상님 체면때문에 사양 한번 하신거 구먼~ 역시 뭍에서 온 사람은 다르다닝께~ 이란걸 두고 사양지덕이라 하는거지라?

나가 여기 촌 서 물괴기나 낚고 사람 실어나르고 살지만 나름대로 교육받은 몸이란 말이지. 그럼 짐 풀고 이따 봅소~ "

선장은 비릿한 웃음을 날리고 자기 갈 길을 간다.

마음에도 없는 수락을 하고나니 후회감도 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환영회에 갈 생각에 귀찮기도 했지만 맑은 공기와 푸른바다를 보며 이내 마음이 정리되었다

' 그래 뭐.. 조금 피곤해도 나 온다고 고맙게도 환영회씩이나 준비해주고 또 앞으로 같이 지낼 사람들인데 이 기회에 다들 말이나 터야겠다'

남교사는 허름한 관사에 짐을 풀고나와서 학교를 둘러보고 동네 길을 둘러본다.

생각보다 평온한 마을풍경과 조용하고 아담한 학교전경에 남교사는 도시생활에 찌든 몸이 정화되는 것을 느낀다.

' 처음에는 깡촌으로 오는 게 맘에 안들었는 데 그냥 2년정도 푸욱 쉬다 간다고 생각해야겠다~'

몇년 전 시끌벅적했던 여교사사건과는 달리 이 마을은 평온함 그자체로 보였다.

(저녁)

치익..치익...아...아... 여보소~ 다들 잘 들리소~~~

나 이장이요~~~ 서울서 슨상님 오셨으니 환영회 함 해야지라~~ 장소는 섬마을 식당이니 동네사람덜은 싸게싸게 모이랑께~~~

해질녁에 이장의 목소리가 동네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려나왔고 이내 환영회 장소인 식당은 동네 사람들로 북적북적였다.

식당.jpg

(북적북적)

" 나가 또 물괴기는 직접 잡는 당께! "

식당 아저씨가 분주히 회를 치고있고 동네사람들은 남교사 주위로 몰려들어서 말 걸기에 바쁘다.

"오오미 서울서 와서 그른가 슨상님 피부 좀 고운거 봐~~ "

" 으따 사내가 이러케 피부가 허여멀건해서 으따 쓰겄으~~ 염전 한바퀴 돌면 탈진해서 쓰러져부리것네잉~"

" 아 서울서 공부만 분인데 우덜처럼 힘쓰는 일 해봤것소? 그랴도 인물이 반반하니 머릿속은 꽉 차서 힘만 쌘 여 염전 노...아니아니 염전일꾼들보담

훨~~ 낫구만"

" 나가 15년만 젊었어도 슨상님 꼬치를 화악!!! 했을 텐디 세월이 야속하당께!! 깔깔깔깔"

동네아줌마들의 짖궂은 장난과 오랜만에 정감 넘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남교사는 이내 마음이 풀어졌다.

' 여기가 안좋은 사건으로 처음에는 색안경끼고 봤었지만 그건 일부사람이었고 여기는 역시 여느 시골같이 정이 넘치는 곳이구나 '

어느덧 음식이 나오고 남교사는 처음 귀찮아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마을사람들과 말장난을 주고 받으면서 술과 음식을 즐긴다.

" 하하하하.. 동네 주민분들께서 이렇게 환영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 아따 슨상양반 우덜 아덜 갈켜주려 온 분인디 이 정도는 당연한거 아니지라 ? 너무 부담스러 말고 즐기랑께 이게 바로 우덜식 정 아니것소? 아니그렇소?"

동네 사람들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라제 그라제 이게 바로 사람사는 세상이지라" " 암 암 이게 바로 정 이지"

훈훈 한 분위기 속에 동네 이장이 남교사에게 문득 질문을 던진다.

" 슨상양반 나이가 몇이제? "

" 네, 28 입니다."

"어허... 이거 딱 장가 갈 나이구먼!! 결혼할 여잔 있고?"

" 아..아직 없습니다 ㅎㅎ 저는 결혼은 조금 늦게 하려고요."

"아니 결혼은 늦게 하는게 아니랑께 그저 빨리 결혼해서 젊고 건강할 적에 떡두깨비 같은 아들 낳아서 후딱 키우기는게 최고지라~~

보니께 울 순이랑 나이차도 얼마 안나는 디 함 만나볼텨? 내 딸래미지만 아주 애가 괜찮아~~"

주변의 동네 사람들도 한 두 마디 거든다.

" 아 순이하믄 울 흑산도 최고 미녀아니여~~" " 순이 얼굴도 서글서글허구 집안일도 잘허구 건강하니 애도 순풍순풍 잘 낳을꺼고 일등 신부감이지라~"

" 이장님이 평소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동네 총각덜 눈독 못들이게 막더니 거 서울서 슨상오니께 바로 내놓네~ 역시 사람은 일단 배우고 봐야혀~"

동네 최고 미녀란 말에 솔깃한 남교사지만 체면상 내색은 안하고 볼에 홍조를 띈 채 빈말만 내뱉는다.

"아..아휴.. 이장님 감사하지만 아름다우신 따님이 저랑 어울릴리가 있나요.. 어휴 이거..

" 아녀 아녀 마침 울 딸래미가 여 와있어 나가 어릴적부터 가정교육하난 똑띠 시켜서 외간남자랑은 겸상 못 시키게 혀서 밖에 있는 디

함 불러야 쓰것네. 얘~~~순이야아아~~~ 여기 슨상님 술 한잔 따라드려라~~~~"

" 예에 아버님"

문 넘어의 고운 목소리에 남교사는 두근거렸고 술기운이 그 두근거림을 더욱 부추겼다.

그 의 시선은 저절로 문쪽으로 옮겨졌고 홍조를 띈 볼은 더욱 빨개진채 문이 열리기 기다렸다.

' 드르륵'



어머~~ 안녕하세요~~ 뭍에서 슨상님이 올라오셨다는 데 이 분 이시군요 아이 부끄러워~~ 술 한잔 받으세요~~

!!!!!!!!

남교사는 순간 위기가 다가왔음을 느꼈고 그녀의 등장과 함께 술기운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본능적으로 미간을 구기고 말았다.

" 슨상 양반 왜그러쇼잉? 어디 불편하소? 아니면..울 딸래미가 시방 맘에 안든다는 거요?"

"아..그게 아니라 따님이 무척 아름다우신데 제가 술 기운에 머리가 조금 어질어질해서 그렇습니다 하하 오늘 환영너무 감사했고 제가 배타고 오느라

몸이 너무 피곤한데 이제 들어가 보겠습니다."

" 피곤하신건 알것는 디 그랴도 아직 대접할 게 있는 디 그럼 그것만 맛보고 가쇼잉"

이장의 말에 주변 사람들도 이구동성 소리친다.

"그래라 그래라 아직 슨상님위해 준비한게 있다." " 지금 가시면 우덜사이에 섭섭하지라~" "맛만 보고 가소 맛만!"

사람들의 아우성에 남교사는 어쩔수 없이 알겠다고 한다.

이장이 옳커니 하면서 다른 방에서 무언가 가져온다.

양귀비.jpg

쿵!

" 요거시 바로 산삼주라는 건디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그 귀한거씨 아니 당까? 슨상님이 온다혀서 준비했당께"

남교사는 평소 자신이 알던 산삼과는 사뭇 다른 식물의 모습에 반문을 한다.

" 아...이게..그 산삼이 아닌거같은데..."

순간 이장을 비롯한 동네사람들의 얼굴이 죽일 듯이 일그러지며 너도 나도 한마디씩 한다.

" 아 그라제 그라제 우덜은 못배운 무지랭이덜이라 슨상님과는 달리 산삼이 뭔지도 모르지랑께라"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하는가벼~ 아주 촌넘들 호의도 홍어부랄 씹듯이 잘근잘근 씹어먹을 수 있으니께 말여"

특히나 횟집아저씨는 칼을 도마에 꽂으며 하는 말이 압권이었다.

" 나가...물괴기만 직접 잡는 줄 알어..?"

남교사는 순간 지릴 뻔한것을 간신히 참고 울먹이며 말한다.

" 자..자세히 보니깐 산삼맞네요!! 그럼.. 한 잔만 마시고 일어나겠습니다."

" 그럼 그럼 따악 한잔만 들랑께 자아~~"

'꿀꺽 꿀꺽'

상당히 이상한 맛이었으나 그걸 따질 겨를이 아니었다.

"이제 일어나 보겠습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

하지만 황급히 일어나려는 남교사를 갑자기 동네사람들이 붙들기 시작한다.

" 아따 이장님 잔만 잔이구 나으 잔은 잔도 아니랑께? 이럼 섭하지~"

" 우덜 사이에 이로코롬 잔도 안주고받고 떠나믄 차암 거시기 해불지이~"

마치 밀물때의 바닷물처럼 남교사에게 동네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남교사는 그저 빨리 자리를 파해야겠다는 생각에 연거푸 사람들이 권하는 잔을 들이킨다.

'삐이이ㅣ이이잉~'

연거푸 잔을 들이키는 데 갑자기 머릿속에 깨질듯한 이명이 울려퍼졌고 눈앞이 뱅글뱅글 돌기시작하더니

이내 남교사는 자신의 몸도 못가눈체 쓰러지고 만다.

멀어져가는 의식을 잡으려 노력하나 결국 정신을 잃고만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동네사람들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고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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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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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쨱 쨱 짹짹'

어느덧 아침 동이 트고 창밖에는 참새들이 분주히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남교사는 새소리에 잠을 깼고 깨질듯한 머리를 붙잡고 간신히 상반신을 일으켰다.

" 여....여기가 어디지?? 으... 머리야..."

아직 눈곱이 가득한 눈을 게스츠레 뜨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흐릿하지만 거대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눈을 비비고 다시 그 흐릿한 잔상을 바라보았다.

그 잔상이 뚜렷해지자 그는 순간 비명이 터져나오는 것을 간신히 막고 숨을 헐떡였다.




!!!!!!!!!!!!!!!!!!!!!?!??????!!!!!!!!!?????!!!!!!!!!!!!!!!!!!!!!!!!!!!!!!

-2부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