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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 운동 ::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 안약에 대해.Araboja


안녕 게이들아?


오늘도 엑윽엑엑 하면서 밥 잘 축내고 지냈니?

제목을 봐서 알겠지만.. 나는 안과의야.




오늘은 너희들에게.. 그냥 맹~한 생각으로


눈 좀 빨개지거나

눈이 좀 건조하거나

암튼 눈이 좀 않좋을때 안과에 가서 안과 의느님 만나기 무섭고 겁나서 그냥 약국에서 파는 약...


을 넣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쓴다.




일단 선 1줄 요약을 해주지.


약국에서 약싸들에게 아무런 안약이나 막사서 눈에 넣다 보면 좆된다.


알았지?


아래의 짤은 내가 진료하다가 환자분들이 약국에서 사서 편하게 넣고 있는 "일반의약품 안약"을 발견해서 이러저러한 설명을 드려서 그분들이

"어이쿠.. 한바터면 내가 엉뚱한 약 넣다가 양쪽 눈 모두 노짱 만날뻔 했구나" 라고 놀라시면서 우리병원에 버리고 간 안약이야.


아래짤 보다 약 4배 이상 쌓여있지.




IMG_9243.JPG



성분표를 살펴보면 별것 아닌 약도 많지만..

(별 쓰잘데기 없는 비타민에 대충 눈을 부드럽게 해주는 좀 끈끈한 성분들.. + 방부제...)


가끔씩 후덜덜 하게 하는 성분들도 있어.



오늘 우리 병원에 오신 환자분도 재수없게 그런 좆같은 안약을, 그것도 장기간 써오신 분이었어.


그런 좆같은 안약의 특징은...



"충혈된 눈을 하얗게 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어.


그 환자분은 그냥 눈이 좀 가렵고 침침하다고 말씀하신 분이엇는데.. 시력을 재보니까 시력은 좋은 분이었어.


(여기서 명심할게 있어. 녹내장은 "눈이 멀기 직전까지 잘 보일 수도 있어"..... )


그런데 그냥 좀 침침하다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그냥 큰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분이 그러시는 거야.


"약국에서 산 약을 넣으면 눈이 시원하던데.. 그 약 없는교?"



엇!!! 내가 깜짝 놀라서 물어봤더니.. xxx 라는 이름의 안약이었어.


(여기서는 상품명을 말하면 법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일단 넘어가자. 나중에 성분표를 보여주면 그걸로 충분해)


왠지 모를 걱정으로 환자분에게 잘 말씀드려서 안압을 쟀지.


안압은 안과에서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재는데...


1. 바람이 푸악! 나와서 눈을 찌르는 듯한 pneumo Tono 방식이 있고

2. 안과전문의 들이 직접 환자의 눈 표면에 프리즘을 갖다가 대서 지긋이 눌러서 재는 "골드만 압평안압"방식이 있어. 안과에서는 이 골드만 압평안압 측정 방식을 기준으로 삼고 있지.


난? 당연히 2번으로 안압을 재보니...


이런씨발.. 한쪽눈에 안압이 35가 넘는거야.

안압은 10에서 21까지를 정상으로 보는데...


21을 넘어가면 (단위는 mmHg를 써) 한 24부터는 위험이 급격하게 올라가거든.


그래서 23정도면..안과 전문의 들은

"예... 좀 높네요.." 하다가.


27정도 되면..

"허거덩.. 너무 높군요!!" 하다가..


33 정도되면

"으악! 왜 이제 오셨어요!!!" 하는 상황이야.




나 역시 졸라 놀랐지.

그래서 정밀검사를 들어가면서 (안과 정밀검사는 '산동제'라는 것을 넣고 약 10분간격으로 3~4번 넣어 검사한다)

그 환자분이 넣으신 일반의약품 안약...

그러니까 정부에서 안전해서 약사들이 막~ 팔아도 되는 약으로 지정한 약의성분이 무엇인지 알아봤어.


아래 짤에 그 성분표가 나온다.


20140128_132746.jpg


성분표를 보아하니..

페닐아민은 알러지에 쓰는 것이거든. 쉽게 말해 가려움을 좀 줄여준다.

그리고 나파졸린이랑 네오스티그민은.. 두가지가 각기 다른 기전으로 "눈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킨다" 라고 보면 되.


쉽게 말해 이 안약은..


1. 덜가렵게 해주고

2. 눈 표면의 혈관을 "졸라" 수축시켜서 눈을 하얗게 만들어 주는..


그런 안약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그런데 말야.

2의 기전은.. "장기간 사용했을 경우" [상공막 정맥압을 올려서 개방각 녹내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거든.

그래서 그 밑의 내용을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20140128_132816.jpg



이런 경고가 있더라고.



이러는 와중에 환자분의 시신경 검사 결과가 나왔어.


다음은 그 환자분의 사진이야.


20140128_162718.jpg


녹내장 여부를 판별하려고 시신경 섬유층을 잘 볼 수 있는 사진으로 찍었어.


뭔지 모르겠다고?


일게이들이 너무 자신의 무식을 쪽팔려 하지 않아도 되.


이 정도를 가지고 녹내장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별하는 건 안과 전문의 자격 시험에나 나오는 거니까.

실제로 내가 전문의 딸 때 이것보다 쉬운 사진으로 시험 봤었다.


위 사진을 분석해보면..

1. Diffuse RNFL loss : 눈의 신경 망막층에 신경 섬유층이 아주 고르게 파괴되어있다는 거야

2. C/D ratio 증가 : 1때문에 시신경 섬유층이 다 망가져서 모아놔도 그게 비 정상적으로 적다는 거야

3. Neural rim excavation 과 Rim의 불균형 : 1,2 때문에 시신경 모양 중에 패인 부분이 있고 결과적으로 시신경 모양이 정상적인 비율을 못 갖췄다는 거야.


 녹내장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었어.


결국 이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전원되셨고..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에서 녹내장이 확진 되셨다..




물론 이 환자분이 "약국에서 돈만 내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안약"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


그러나 이 환자분은 결과적으로 시신경의 약 80% 가까이가 망가져 버렸고..


그 와중에 "녹내장을 유발시킬 수 있는 기전의 약물이 두개나 들어있는 안약을 장기 점안" 했다는 거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일반의약품 안약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야.


일단 이 우울한 글을 마치면서 다들 조심하기를 바라고...


마지막으로 약간의 정보를 추가할께.


1. 눈에 안약이 들어가서 고이는 '결막낭'은 7~9 마이크로 리터의 눈물을 수용하고 최대용량은 30마이크로 리터이다.

2. 안약 한방울의 크기는 25~56 마이크로 리터이며 평균 39마이크로 리터이다

3. 따라서 안약을 점안했을 때 안약의 절반은 눈 밖으로 넘쳐나간다.


(개정 3판 녹내장, 대표집필 윤동호 by 한국 녹내장 연구회)


자, 이 기준에서 보면.. 안약 한방울은 크게 봐도 대충 50마이크로 리터야.

따라서 1ml 리터는 최하 20방울이 나오고 내가 발견해낸 녹내장 환자의 경우는 15ml 짜리 일반의약품 안약을 들고 있었으므로...


그 안약에서는 대충 300방울 이상의 안약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되.

따라서 하루에 1방울씩 양쪽눈에 3번 넣으면.. 50일간 넣을 수 있다는 거지.


난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런 일반의약품 안약은 일회용으로 된 케이스에 담아 하나 10개정도씩만 팔아야 하고

그 이상 쓰려면 안과의사를 만나보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해.


일반의약품은 뭐 안전하다고 정부에서 정해서 약국에서 막 파는 약이지만..


그리고 아는지 모르겠는데

일반의약품을 사서 쓴 다음에 생기는 피해는 소비자가 진다.

약사가 지는게 아니야. (아는 게이들은 법적인 내용을 적어줘)


어짜피 약국에 가면 돈만내면 아무런 말 없이 약 그냥휙휙 팔잖아.

각자 자기 건강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