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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 군대 ::

미국의 지뢰 금지가 한국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까?

비둘기를 향해서 먹을 것을 건네는 왈라비 찡. 호주의 페러데일 동물원에서 관람객으로부터 먹이를

건네받은 왈라비가 비둘기에게 너도 먹으라고 권유하는 모습이다. 비둘기는 흠칫 하더니 왈라비가

권유하는 먹이(?)를 받아먹었다고 한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본인도 동물을 좋아하고, 호주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동물 빠돌이 국가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새우를 고통스럽지 않게 죽이는 법, 새우는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하더라. 그리고

복주머니 어항을 금지하는 법, 금붕어의 시력이 감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애완동물 소유 비율도

세계에서 가장 높을 뿐더러 동물에 대한 사랑이 유별날 정도이고, 국가 차원에서 동물보호법률도

잘 발달되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고기 이야기만 나와도 끔찍하다는 듯이 손사래를 친다.


그러나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가 동물 이야기는 아니고, 위에 보이는 것은 군필자라면 아는 사람이

많을텐데, M14 대인지뢰, 흔히 발목지뢰라고 일컫는 지뢰이다. 군생활 당시의 지뢰매설훈련은

정말 힘든 훈련이였다. 휴전선 인근에는 남북한의 군대가 경쟁적으로 열심히 매설해놓은 지뢰의

갯수가 200만 개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의 지뢰는 플라스틱 재질로 무게가 95g에

불과하기 때문에 폭우나 수해가 발생하면 유실될 위험이 크다고 들었다. 그래서 지뢰에 의해서

사고를 당한 민간인이 은근히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전에는 파주의 민간인통제구역에서

나물을 캐던 민간인이 지뢰를 밟아서 발목이 절단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지뢰는 무서운 무기고, 민간인이라고 해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대인지뢰 사용의 전면금지를 주 내용으로 하여 1997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121개 국의 서명으로 대인지뢰금지협약을 채택했는데, 우리는 이를 일컫어 오타와 협약이라고 지칭한다.

모든 대인지뢰의 사용, 개발, 생산, 비축, 이전 따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협약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지뢰탐지, 제거 및 폐기 기술의 개발을 위한 극히 제한된 양의 대인지뢰 보유 허용 외에 全대인지뢰의

사용, 개방, 생산, 비축, 이전을 포괄적으로 금지한다. 또한 협약발효 후 4년이내 비축된 대인지뢰 전량을

폐기하고, 10년 이내 매설 대인지뢰를 폐기한다. 특정조항에 대한 유보, 말하자면 Rescrvation을 인정하지

않고 40번 째 비준서 기탁 후 6개월 후에 발효한다고 되어있다. 물론 한국같은 경우에는 휴전 중인 국가고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타와 협약에 가입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미국도 오타와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데, 이유인즉슨 가입하게 되면 한반도에 매설해놓은 지뢰도 전부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안전을 명분으로 가입을 미뤄왔었다. 미국은 1998년「2003년까지 대전차와

대인지뢰 겸용을 제외하고, 일반 대인지뢰를 한국(주한미군)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06년까지는 한국을 포함한 어디에서든지 모든 종류의 대인 지뢰를 사용하지 않겠노라고 약속했다.

이후에 오타와 협약에 가입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오타와 협약에 가입하지는 않았으나 세계의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서 90여 개국에 2억 3천만 불 가량의 금액을 꾸준하게 지원해왔었다. 하지만 미국이 가입하지

않으니까 중국이나 러시아같은 나라들도「미국이 가입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오타와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있기 때문에, 말하자면 가장 핵심적인 국가들은 빠지고 만 것이다.


그랬던 미국 정부가 앞으로 대인 지뢰를 생산하거나 구매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했다. 말하자면 오타와 협약에

가입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시간표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국이 배치한 대인지뢰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현재 재고로 비축되어있는 물량은 300만 개 가량이라고 밝혔다. 비축물량은

10년 내에 효용이 떨어지고 20년이 지나면 유효기간이 완전히 지나서 못 써먹게 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국제지뢰금지운동은 일찍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데, 그들은 몇 차례에 걸쳐「미국은 아직도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세계의 경찰인 미국은 고민 끝에 오타와 협정에 가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미 모두(冒頭)에 이야기했지만 미국이 오타와 협약 가입을 미뤄왔던 이유가

「한국의 안보」였는데, 미국의 변화된 입장이 한반도 안보에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자국의 협약 가입 방침이 동맹국인 한국의 안전보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고, 한국의 방어를 지원할 의무나 능력을 떨어뜨리는 조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의 특수성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오타와 협약의 요구에 순응함과 동시에 강고한 한반도 방어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미국 일부에서는 대인지뢰의 생산, 구매 중단이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도 전문가들 간의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미국은 이미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에 오타와 협약에 가입하고자 하던 것을

조지 부시 대통령이 파기해버렸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2009년에 오타와 협정에 가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검토 끝에 현재의 결론에 도달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물론 나는 지뢰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같은 경우에는 분단국가이고 북한과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오타와 협정에 가입하지 못하고있으나, 통일된 국가라면 모든 지뢰를 없애버리기를 바라고있다.

사족이지만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들도 장차 한반도에서 폐기되기를 바란다. 허나

역시 지뢰 문제는 국제지뢰금지운동의 가입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뢰가 북한의 남침을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오타와 협정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번 미국의 결정이 한반도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그동안 미국이 오타와 협정에 가입하지 않고있다는 이유로 협정 가입을 거부해왔던 중국이나

러시아같은 국가들은 이번 미국의 결정에 대해서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미국의 미가입을 핑계로 오타와 협정

가입을 거부해왔던 만큼 앞으로는 오타와 협정에 가입하고자 할 것인지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요약

1. 1997년, 대인지뢰의 생산과 구매, 폐기를 규정한 오타와 협약이 체결되었다.

2. 그간 한국의 안보를 구실로 가입을 미루던 미국이 최근 가입을 타진하고 있다.

3. 이같은 미국의 결정이 한반도의 안보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