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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메리카로 도약하는 미국




최근 미국이 원유수출을 근 40년 만에 재개했다는 보도가 있고나서 관련 자료들을 간추려서 글을 쓰고자 자리에 앉았다.



중동발 석유파동 이후 금수품목으로 규정하여 규제해왔던 에너지 부문의 수출이여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의 오랜 숙원이였던「에너지 자립」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량에 여유가 있어야 수출도 할 수

있으니까.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텍사스의 에너지 업체 두 곳에 초경질유, 콘센테이트 수출을 허용한다고 통보했는데

콘덴세이트는 가스를 추출할 때 나오는 액화 상태의 원유로, 정제 과정을 거치면 휘발유·항공유·경유 등으로 쓸 수 있다.

수입물량의 대부분을 중동 두바이유에 의존하는 국내 유화업계는 벌써부터 반색하고 있고 미국산 원유가 국내로 유입될

경우에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는데, 이유인즉슨 성상과 품질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유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에 이견이 없고, 수입선 다변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북미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셰일오일의 개발에 의해서 원유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평가한다.

지하 깊숙히 흩어져있는 가스와 오일을 시추하는 프래킹 공법에 대한 기술발전이 있었기 때문이고,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또는 환경적인 이유를 근거로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있던 국가들도 프래킹 기술의 도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전세계 셰일오일 매장량의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이면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이 된다고 하는데

이 시기의 미국은 세계 원유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미국인들은 자국에서 증가하는 비전통 에너지가

미국 경제를 지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거품이라는 주장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하간 미국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붐은 기존의 석유카르텔 OPEC이나「밸브잠가라」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대던

러시아도 긴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미국의 세계전략에 있어서도 큰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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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국의 발목을 잡아왔던 중동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 미국이 지금까지「악의 축」으로 지목해왔던

이란이 서방과의 대화 테이블로 들어섬으로서 협상의 물꼬가 트였고, 아직까지는 향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란 핵협상 마감일은 7월 20일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은 지긋지긋한 중동에서 나가려고 하고있는데

중동이 지금까지 숱한 문제들을 일으켜왔던 근본적인 원인은 이것들이 현대문명의 기반, 아니지. 현대문명

그 자체인 석유를 깔고앉아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현대적 산업은 석유자원을 기반으로 하고있고, 금융 시장도

석유자본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달러가 기축통화인 이유도 석유결제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중동 산유국들은 언제나 강대국들의 이권각축의 현장이 되어왔고, 석유 카르텔 OPEC은 오일머니를

뽑아왔으나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에 대한 원유의존도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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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수 킬로 이하에 흩어져있는 가스나 오일을 시추하는 과정에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 기술은

미국에서 개발되었으나 일본이나 독일같은 나라들의 기술력이 배가되어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하로 파고들 수 있는 강관 파이프, 지하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정제하는 정제 플랜트, 관련 설비에 알루미늄

구멍을 뚫는 기술, 셰일 에너지를 수납하는 압축탱크와 소재인 탄소섬유, 셰일 에너지를 운송하기 위한 LNG탱커.

셰일에너지를 시추하는 과정에서 초래되는 대량의 물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대한 질소사용, 말하자면 재료가스.

채굴현장에 투입될 중장비나 기계 등이 그렇다. 따라서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에너지붐은 한국 제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대우인터내셔널은 셰일가스와 함께 비전통가스로 분류되는 타이트 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롯데케미칼은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으로 에틸렌을 연간 100만t 씩 생산할 계획이다.

물론 한국의 제조업에게 꼭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에너지 붐이 발생하면서 방대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업종에서의 가격경쟁력이 보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셰일가스 생산으로 미국은 중동을

제외하고 화학제품 생산 원가가 가장 싼 국가가 되었다. 미국의 석유화학제품 수출량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45%씩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고, 2011년만 하더라도 관련 산업에서 순수입국이던 미국이 2012년에는

순수출국으로 전환했고 2018년에는 수출액 300억달러에 이를 것이다. 다국적 석유화학기업들의 대대적인

미국 내 생산시설 증설 때문이다. 비단 엑슨모빌이나 다우케미칼과 같은 미국 업체 뿐만이 아니라 바스프나

미쓰비시케미칼과 같은 외국 기업들까지 미국 투자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으로 앞으로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있다. 대책을 착실하게 수립해놓는 기업만이 활로를 확보할 것이다.

미국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적극적인 수출국가로 입장을 바꾸게 되면 세계 에너지 산업 지형 개편이 불가피하다.

특히 가스의 가격경쟁력으로 동북아의 미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중동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은 비전통 원유·가스 생산 급증으로 낮은 에너지 가격 수혜를 누렸는데, 이제는 수출을 통한 이익창출이라는

능동적인 자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럴 경우 중동 원유, 가스의 상대적 고가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동북아시아는

미국 에너지 수입을 늘릴 것이고, 결과적으로 동북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입김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국은 천연가스의 수요가 2019년까지 지금의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고,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서

에너지수입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일본도 저렴한 에너지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를 미국이 공급함에 따라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미국의 존재감, 미국의 역할, 미국의 입김이 대폭 강화된다는 것이다.

태평양 진출 강화하는 미국 국방 지도

이는 미국의 리밸런싱 전략과 맞물려서 돌아가고 있다. 중동에 대한 석유의존도가 떨어지면 중동을 축으로

하는 정치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 명약관화하다. 최근 이라크 내전도 그런 변화의 증거다. 일찍이 미국은

태평양으로 귀환하겠다는 선언을 했고 태평양 국가들 간의 협상을 통해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아시아의 세기」가 도래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대서양에서와 마찬가지로 태평양에서도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아시아의 세기」는 곧「미국의 세기」이기도 하다. 연초부터 미국은 음력설을 맞이하여

한국을 비롯한 환태평양 국가들을 상대로 특별 축하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이 태평양 국가임을 강조했다.

미국은 돌아오고 있다. 복잡한 시대를 맞이하여 거대한 에너지와 함께 태평양으로 귀환하고 있는 것이다.

요약

1. 미국이 근 40년 만에 처음으로 원유 수출을 재개했다.

2. 이는 미국의 전통적인 정치지형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3. 에너지를 이끌고 아-태 지역으로 귀환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