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자잘한 것까지 들어가면 소품 고증, 총기 고증 등 수없이 잡을게 많지만..
(조선군 포졸복 문제 등) 이런거 일일이 지적해봤자 역덕후 아니면 이해도 못하고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은 제외했음>
1. 각시탈 (★★)
대표적인 국뽕 드라마, 각시탈!
불과 80여년 전의 시대상황을 고증을 하는데도 고증이 많이 엉성하다.
오빠는 풍각쟁이야는 1938년작 노래인데 그보다 앞선 시기인 1932년에 나온다거나..
뭐 이건 중일전쟁 같은 것도 앞당겨져 나오니 그냥 평행세계라고 생각해도 될 수준.
언어적인 측면도 상당히 무리수가 많은데
작중에 나오는 일본인들이 한국어를 쓰는 거야
일본어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한국인 배우를 고용하거나
일본인을 직접 섭외하는 것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니
넘어간다 하더라도
80여년 전에 광팬, 빽이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것이 상당히 어색하다는 것이 흠.
벤또, 다마네기 처럼 오히려 일본식 은어는 거의 사용된 적이 없다.
사실 이거 말고도 총기 사용에 있어서도 문제가 많으나 패스하도록 하겠다. (발터p38 등 문제가 많음)
2. 불멸의 이순신 (★★★)
대하드라마 중에서 가장 유명한 드라마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이것 역시
자잘한 부분과 큰 부분에서 잔 실수가 많다.
사실 별 두개를 줄까, 세개를 줄까 고민을 했는데
그래도 제작진이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온 고증 오류 지적을 많이 수용한 노력이 보여
별 세개를 줌.
아래는 대표적인 고증 오류들.
① 출생 연도로 따지면 10대 초반이었을 와키자카 야스하루가 조선에서
이순신과 칼싸움 하다가 눈을 베인다. 드라마 상에선 이는 와키자카의 트라우마로 남는 듯이 진행되는데
당연한 소리지만 와키자카는 조선에 넘어온 적 없다. 한산도 대첩때 이순신과 처음 적장으로써 만났음.
(미국인이 그린 이순신 만화중 발췌)
② 이순신을 비롯한 조선 수군의 장군들은 해전이 시작되면 앵무새마냥 방포하라! 라고만 외치는 모습이 나오는데
실제 전장에서 방포하라! 만 외치는 장군은 없다. 수군 전술 교리 등 복잡한 전략을 휘하 장수들에게 전달하는 등..
아무튼 방포하라! 따위보단 더 정확한 전략을 지시했을 것임..
③ 작중에서 녹둔도 전투가 이순신의 사상 첫 패배라는식으로 묘사되며 이순신도
"난 다시는.. 지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고뇌이는 장면.
드라마 상으로 보면 이순신의 고뇌이는 장면을 클로즈 업 함과 동시에 잔잔한 음악이 흘러 나와
상당히 감동적인 연출이긴 하지만
천 단위의 기마병에게 기습당한 상황에서 불과 60 여명으로 방어에 성공하고 패주하는
적군을 향해 반격까지 감행하여 반이나 되는 포로를 구출한 전투보고 패전이라고 하진 않는다..
④ 이순신의 부하 장수들이 칠천량 해전이 끝나고 나서 장3품 순천부사 우치적에게 주먹을 날린다..
실제로 이러면 참형감이다.
오늘 날로 치면 소대장이 사단장한테 주먹 때리는거랑 동급.
⑤ 일본군 첩자라고 까지 해도 될 정도의 무능한 장수인 원균이 맹장으로 나온다.
난중일기나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알겠지만 원균 이 병신새끼는
부하들의 아내를 강간하는 짓까지 서술될 정도로 막장인 인물이다.
전술 교리나 전략 따위는 문외한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병신.
그나마 이순신을 누명씌우고 난 뒤에는 실제처럼 개념 없는 짓을 일삼긴 한다.
칠천량 해전에서 130여척이나 되는 대함대를 한번에 꼴라당 말아먹은 걸 찬양하는 듯한 묘사가
자주 보이기 때문에 많은 불까들이 양산되었다.
⑦ 왜군의 조총이 무슨 반자동 소총이라도 되는 듯이 나온다. 진주대첩때의 묘사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음.
⑧ 이순신이 부임하기 전까지의 수군 상태를 보면 노도 못 젓고 화포 장전도 못하는 잉여쓰레기로 묘사되는데
칠반천역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과거 조선 수군은 조선 육군에 비해 훈련량부터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흔들리는 배 위에서 생활하는 수군의 전문성은 육군에 비할 바가 못된다.
극적 전개를 위해서 이렇게 설정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조선 수군은 이순신 오기 전에도 그렇게 무능한 군사들은 아니다.
⑨ 작중에서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란 표현이 그대로 불리는데
단종은 그 당시까지만 해도 묘호를 못받아 노산군이라 불렸으며
정식적으로 '단종'이란 묘호가 붙여지게 된 것은 숙종때의 일이다.
⑩ 명량 해전에서 철쇄로 왜군을 물리친다.
애시당초 수십척이 넘는 대함대가 빠른 해류를 타고 오는 무게를 쇠사슬이 어떻게 견디냐는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쇠사슬을 걸어 배를 가두는 전략은 현대 기술로도 매우 어렵다.
현대 그룹이 1350여톤의 구조물이 떠내려간 적도 있는 곳이 명량의 울돌목이다.
당시 전투함대가 목조선이긴 하지만 한 척당 2백여명을 태우는 이상 그 무게가 몇 톤은 족히 될 것인데..
이는 논란의 여지가 상당히 많은 부분이니 패스하겠다.
그 외
대포알이 폭발한다거나 이순신이 백병전을 하며 진삼국무쌍을 찍는다거나.. 등
그런 자잘한 오류등을 여기다 다 쓰면
불멸의 이순신 얘기로 다 끝날 수 있으니 패스함.
3. 신기전 (★★)
무슨 대신기전이 탄도미사일마냥 묘사되어 있다.
대신기전 한발에 명나라 병사들이 천단위로 사망한다. 실제로 대신기전은 기껏해야 수류탄 한발 정도의 위력밖에 안된다..
그 외 명나라 황제가 조선 왕에게 설설 기면서 국뽕을 너무 맞은 묘사를 보여주거나
조선 세종 시절에 신형 사모뿔이나 흉배 문제 등.. 너무 많으니 패스한다.
4. 닥터 진 (★★★)
닥터 진 역시 수많은 고증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안동 김씨가 노론 벽파로 묘사되거나
진혁의 어투가 너무 현대적인데 아무도 이를 태클 걸지 않는 내시 등 조선 관리들이나
천주교 박해에 소극적이었던 안동 김씨가 천주교 박해에 너무 가혹적이라거나..
안동 김씨 세력 안에도 천주교 신자가 암약하고 있었다. (실제로 박해에 박차를 가한 건 풍양 조씨)
그래도 이 드라마는 의학 고증 하나는 잘된 편이다.
물론 의학 고증도 세세하게 들어가면 문제되는 부분이 있으나 극적 전개를 위해 쓸데 없는 것 의학씬까지
보여줄 필요도 없고 그렇게 세세하게 고증해봤자 드라마가 더 재밌어지는 것도 아니니 옹호의 여지가 충분함.
실제로 전문 의사의 감수를 받았기에 의학 고증은 역사 고증에 비해 비교적 철저함.
그 외 이하응에게 지금이 철종시대임? 하고 물었는데 이하응이 이를 질책하는 장면 역시 고증에 맞는 부분.
죽지도 않는 철종한테 죽은 임금들에게나 붙이는 묘호를 붙여서 말하는 진혁은 대놓고 고인드립한 셈이니까.
5. 추노 (★★★★)
별 세개를 줄까 네개를 줄까 고민했지만 4개 주기로 함.
전반적인 고증은 매우 훌륭한 편이다.
일본도가 아닌 진짜 환도를 사용한 것은 물론이요
칼 손잡이가 등 뒤로 가는 등 환도 패용법까지 고증에 충실하다.
주조연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병사 A에게도 이런식으로 환도를 패용하고 있으니
이 부분에선 상당히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업복이가 쏘는 조총 역시 치밀하게 고증하였다.
뇌관의 역할을 해주어야 할 화선약을 총 후방의 화문개에 부어넣는 장면이 생략되는 등
자잘한 오류가 있지만 불멸의 이순신때 일본군이 쓰던 반자동 소총급의 조총보다는 훨씬 낫다.
<업복이의 3킬>
다만 최악의 고증 오류 역시 추노에서 나왔다.
너무 유명한 고증 오류인데 팬티스타킹.
팬티스타킹은 당대 어느 곳에서도 없었던 물건인데 고증을 잘하는 추노 제작진들이 왜 이걸 빼먹었을지는..
하여튼 이 막장급 고증 오류와 몇가지 자잘한 오류, 예컨대 10년 수련한 이대길이 조선 최고의 무관 송태하와
쌍벽을 겨룬다거나 등..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인 고증은 잘된 편이다.
7. 광개토대왕 (☆)
광개토대왕이 노예 출신으로 설정한거라든지 치우천황 드립이라던지..
고구려 건국이 서기 37년인데
380년대 광개토 대왕이 700년 고구려 역사 운운하는거 보면 그냥
대하드라마로 보지 말고 판타지 드라마로 보자.
그나마 KBS 사극 답게 연출력은 좋다.
하여튼 이 드라마는 정말 환빠스러운 드라마.
8. 태극기 휘날리며 (★★★★)
형제간의 우애를 드러내는 슬픈 영화.
군사 분야 전문가인 김세랑을 어드바이저로 초청시키면서 고증에 비교적 충실한 작품이다.
군사분야 고문을 초빙했다는 것 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줌직 하다.
또한, 평양 전투 씬에서 M4 셔먼 전차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 낙동강까지 밀린 국군이 M1 개런드를 장착하고 있는 것은
약간 오류로 볼 수도 있다.
M1 개런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국군 병사들은 일본군이 해방 후에 버리고 간 아리사카 99 소총이
더 많이 지급되었다. 그 외에 소품 고증 등은 잘된 편이지만
전투씬에서 전술적으로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다. 아마 극적 전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던듯.
김세랑 본인도 영화적 재미를 위해 자신이 자문한 모든 것이 반영된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였다.
9. 주몽 (☆)
MBC 사극 드라마 치고 시청률이 굉장히 높게 나왔다.
상업성은 아주 좋았지만 이것도 위에 나온 광개토대왕처럼 환빠물이다.
그나마 광개토대왕은 KBS 전통 사극의 장점인 연출력이라도 살려서 보는 눈은 즐겁게 했는데
주몽은 마지막 전투씬에서 엑스트라 동원이 원활치 못하여 원래는 10명 정도가 싸우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하였다.
내용은 수천명에서 많게는 몇만명끼리 전투하는 장면인데 정작 극중에서 묘사되는 장면은 1소대도 간당간당하다.
게다가 부여의 2만 군사의 보급 부대를 수레 4대로 끄는 장면은 보는 사람을 비롯해 어이를 잃게 하는 장면.
때문에 당시 시청자게시판엔 수레로 식권 2만장 싣고 가는거였냐는 드립이 흥하기도 했다.
주몽 소품 고증 역시 매우 형편없다.
혹자는 "1500년도 더 된 옛날 소품을 대체 어떻게 고증함 ㅡㅡ"라고 까는 경우도 있는데
삼국시대 벽화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정도로 엄청 많이 남아 있다.
'
그리고 왜 환빠물이냐고?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별점은 후하게 줌
비판은 달게 받겠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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